“딱히 뭘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그 밤"

별일 없는 날, 그게 오히려 이유였다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냥 멍한 하루였다.
이럴 땐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가던 길을 틀었다.

복잡한 예약도 없었다.
누군가의 질문도 없었다.
내가 뭘 원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정리된 공간이 반겨줬다.

입장부터 룸까지, 전부 조용했다.

조명이 셌다면
그날은 더 피곤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은
눈을 감지 않아도 편하게 감길 정도의
조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별 말이 없는데도
준비된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초이스 시스템이 있다는 안내를 받고
간단히 선택했다.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알아서 기다려주는’ 태도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려라 느껴졌다.

초이스 시스템이 있다는 안내를 받고
간단히 선택했다.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알아서 기다려주는’ 태도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려라 느껴졌다.

한두 시간 남짓.
그 이상 필요하진 않았다.
그저
오늘을 무해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마음.

이곳은
그 마음을 방해하지 않았다.